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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놀이의 경계에서

그가 떠난 뒤...

 

 

안철수 후보가 떠난 뒤 진심캠프는 적막함과 쓸쓸함이 가득했다.

당직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서류를 정리하고 집기류를 철거하면서 사무실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두 달여 동안 선거 전략을 세우며 치열하게 활동했던 사무실 내부를 공개했다.

"이제 사무실 치우면 못 볼거니까, 혹시 내부가 궁금한 사람은 6층으로 따라오세요."  

 

 

파티션으로 나뉘어진 복도에 걸린 안 후보의 일정이 눈에 띈다.

지난 날짜에는 후보가 활동한 사진이 걸려있고, 다가올 날짜에는 달성해야할 목표들이 붙어있었다.

'2월 25일 18대 안철수 대통령 임기 시작'이 적힌 종이가 안타깝게 걸려있다.

 

 

후보실 앞에 붙은 D 데이도 이젠 카운트를 멈춰버렸다.

 

 

후보실에 들어서면 안 후보 지지자들이 보낸 많은 엽서들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후보님, 사랑해요." 12월 19일까지 더 힘내라며 성원을 보낸 지지자들의 심정을 생각하니 착찹한 마음이 들었다.

대선 성공 여부를 떠나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안철수는 행복한 사람이다.

한 평생 산 뒤에 이런 평가를 받는다면 인생에 무슨 여한이 있겠나 싶다. 문득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안철수. 18대 대선에서는 좌절을 맛보았지만,

어떤 모습으로든 국민들 곁에서 희망을 주는 여정을 계속 이어가길.

국어책 속의 친숙한 '철수'처럼 온 국민의 '철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