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 속에서 난 너를 보았지 여운이 지독하게 긴 영화다. 하루 종일 영화 속 이미지를 되뇌이며 감독의 의도를 생각하게 만든다. 단순하게 즐기다 극장을 나오면 잊게 되는 여느 스릴러, 액션물과는 역시 달랐다. 놀란 감독의 힘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한편의 정신분석학 책을 읽은 느낌. 머리가 무거워진다. 지난 번 '메멘토'에서는 인간의 기억과 기록을 말하더니 이번에는 인간의 꿈과 무의식을 말하고 있다. 현실과 꿈이라는 이분법적인 구조는 흡사 '매트릭스'의 현실과 가상세계와 닮았다. 새로운 세계에 접속하고 등장인물들이 그 세계를 공유한다는 설정도 유사하다. 하지만 '매트릭스'가 세계의 종말과 구원이라는 거대담론을 논하고 있는 반면, '인셉션'은 지극히 개인과 자아에 천착하고 있다. 장자의 '호접지몽'처럼 어느 것이 꿈이고 어느 것이 .. 더보기 이전 1 ··· 72 73 74 75 76 77 78 ··· 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