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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소년

파리이야기3 - 시간이 멈춘 도시

 

파리는 시간이 멈춘 듯하다. 멀리는 과거 18, 19세기 유럽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하고 가깝게는 10년 전 배낭여행 때로 돌아간 듯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우리와 달리 파리는 그때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파리는 마치 시간과 싸우고 있는 듯하다. 부지런히 묵은 때를 지우고 힘겹게 보수하면서 세월의 흐름을 견뎌내고 있다. 노화 방지와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파리시의 노력이 눈물겹다. 시간에 마법을 걸어 도시 전체가 방부 처리된 곳, 그래서 파리는 흑백 사진이 어울리는 도시다.

 

 

 

 

 

 

노트르담 성당은 건물 자체도 아름답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시내 전경이 더욱 황홀하다. 에펠탑이나 몽파르나스 타워처럼 너무 높지도 않고, 시내 중심에 적당한 높이에서 주요 건물들을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난간 곳곳을 지키고 있는 기괴한 짐승과 가고일 석상들의 질감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낀다. 파리의 수호신처럼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몽마르트르 언덕과 사크레쾨르 사원.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Complainte de la butte'(몽마르트르 언덕의 애가)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영화 '프렌치 캉캉'의 주제가로 사용됐다는데, 내가 아는 노래는 Rufus Wainwright가 부른 '물랑루즈'의 OST다. 대학시절 잠시 프랑스어에 관심을 갖고 이 노래의 가사를 해석하던 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배낭여행 다녀온 뒤 파리 상사병에 걸려 참 별짓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