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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소년

파리이야기4 - 거장의 숨결을 찾아서

 

파리에 오면 예비 예술가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살아있는 미술 교과서를 보고, 발로 뛰는 건축학 개론 수업을 듣는 느낌이랄까. 굳이 예술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어차피 정말 좋은 작품이란 자기 자신에게 심미적인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고 믿으니까. 누가 그리고 어떻게 설계한 무슨 작품인지에 연연하지 말고, 그저 내 눈이 즐겁고 마음이 동하는 작품들에 한없는 찬사를 보내주자. 예비 예술가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 '파리 뮤지엄 패스'를 꼭 챙겨서 역사 속 거장들을 만나러 가자.

 

 

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루브르다. 대학시절 배낭여행을 하면서 루브르의 엄청난 규모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고전적인 박물관과 현대적인 피라미드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그것은 19세기 도심 풍경 속에 자리잡은 초현대식 퐁피두센터와 미테랑 도서관처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파리 건축의 연장선에 있다.

 

 

 

 

우리 집에는 고흐의 작품 두 점이 있다. 물론 가짜다. 하지만 프린팅된 사진이 아닌 붓터치를 살린 유화 그림이라 분위기는 그만이다. 붓터치가 강렬하고 역동적이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고흐의 그림을 보면서 미술 작품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실감한다. 하물며 진짜 고흐가 그린 그림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고흐 전시실 입구에서부터 가슴이 뛴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이름을 딴 국립도서관. 4권의 책을 펼친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수아 1세와 루이 14세 못지 않게 건축에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루브르의 피라미드와 라 데팡스의 그랑다르슈, 바스티유의 오페라극장 등이 그의 재임시절 건축됐다고 한다. 미테랑 도서관, 퐁피두 센터, 샤를르 드골 공항... 건축물마다 대통령 이름 일색인 프랑스의 모습이 낯설다. 아무리 건설에 일조했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지지와 동의가 없다면 본인의 이름을 박는 게 쉽진 않을 것이다. 우리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명박 미술관? 그네들이 부럽다고 해야하나.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만한 '화가들의 시선 따라잡기'(?)를 해봤다. 시테섬 아래 세느강을 지나 예술의 다리와 테아트르 광장, 그리고 생 라자르역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