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의 생김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를 묻는 것 자체가 바보같은 시대다. 외모는 우리의 전부나 나름없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외모가 매일 바뀐다면 그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사람다움이란 어떤 것일까.
형상과 존재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색하게 만드는 영화. 진지하게 곱씹어보게 만드는 대사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에 무게감으로 다가오지만, 때론 현실적인 유머와 일상적인 대화가 있어 미소지을 수 있는 영화.
영화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 결국은 멋진 배우들과 러브신을 찍었다는 지적들은 그냥 접어두자. 그저 마음으로 느끼면 될 뿐 영화에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대지는 말자.
"같이 먹었던 거, 같이 갔던 곳, 같이 갔던 식장 반찬까지 다 기억나는데.... 그 사람 얼굴이.. 기억이 안나..."
"어제의 나는 과연 오늘의 나와 같을까?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늘 다른 모습으로 불안해했던 나. 변한 건 그가 아니라 내가 아닐까."
"그 사람에 적응하기엔 하루가 너무 짧아요"
빛의 영화라고 할 만큼, 영화 속 곳곳에서 빛의 영상미가 눈부셨다. 우진의 방에 들어오는 빛, 클로즈업한 이수의 얼굴을 스치던 빛, 이수의 뒤에서 아른거리던 빛이 영상미를 더해줬다. 가히 모네의 영화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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