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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有感

독도를 부탁해..

 

독도는 항상 먹히는(?) 아이템이다. 독도와 관련된 건 대부분 기사가 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독도에 조그만 시설물을 설치해도, 독도에서 공연을 해도, 심지어 독도에 사는 주민마저도 이슈거리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독도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곧잘 퍼포먼스를 벌인다.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들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독도에서 벌어지는 일은 실제보다 과대 포장되곤 한다.

독도의 가장 큰 미덕은 사회통합을 이끈다는 것이다. '독도는 우리땅'이란 절대 명제 앞에 이견이란 있을 수 없다. 그렇게 싸우던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독도를 지켜야 한다고 외치고, 사회 이슈에 관심이 없는 시민들도 독도 문제에 있어서는 흥분하면서 목소리를 높인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독도나 일본에 대한 소재가 나오면 어김없이 우뢰와 같은 박수가 나온다. 독도는 국민적 여론을 하나로 묶어주고 우리 안에 숨겨있던 민족주의적 감성을 되살려주는 매개체가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독도는 정말 우리 땅일까'라는 의심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 '독도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국제 문제는 없을까'라는 생각도 묵살되기 일수다. 우리에겐 기후변화나 아프리카 기아 문제보다 한일문제, 독도문제가 중요하다. 민족과 국가를 넘어 세계시민으로서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국가 간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으로 낙인찍히기 쉽다.

 

우리는 특히 '우리끼리' 마인드가 심하다.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기보단 내 가족, 내 지역, 내 나라의 이익이라는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자주 침략당하고 식민지를 경험했다는 피해의식이 민족주의적 마인드, 그리고 '강한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집단의식을 정당화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사고 속에서 살 것인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국제적인 이슈에 눈 감고 자국 이기주의적인 자세, 대다수 국민들이 그 수준에 머물어있다면 우리나라가 국제 무대의 중심에 서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도 세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다해야 한다. 문득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세계를 이웃처럼 품을 수 있는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던 한비야 씨의 말이 공감을 자아낸다. 쿨하게 독도를 넘어야 세계가 보인다. 독도를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