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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有感

티스토리 遺憾

 

 

 

우리 삶에서 광고로부터 자유로운 시간과 공간이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찾기 어렵다.

집, 직장, 거리, 어디를 가도 무수한 광고들이 홍수처럼 쏟아져나온다.

하루종일 우리의 눈과 뇌는 숱한 강요와 설득, 회유의 메시지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TV를 틀면 드라마를 보는 건지 광고를 보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신사들이 대놓고 망고주 파는 카페를 홍보한다.

또 영화 티켓에 적힌 시각은 영화가 시작하는 시간이 아니라 광고가 시작하는 시간이다.

입장 시간을 잘 지킨 사람은 광고를 몇십 분씩 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성실한 사람이 손해를 입는 현실이다.

거기다 인터넷에는 기사보다 더 많은 광고들이 웹 페이지를 채우면서 시선을 어지럽게 만든다. 

 

업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뿐이 아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도 광고 투성이가 돼버렸다.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 클릭하는 순간 광고가 먼저 인사를 한다.

광고 아래 숨어있는 글을 읽기 위해 스크롤을 내리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창을 닫을까 말까 몇 번씩 고민이 오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를 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다만 주객이 전도되면서 블로그 본연의 목적이 퇴색되어 가는 게 아쉬울 뿐이다.

 

얼마 전 초대장을 배포한 적이 있는데, 여러 명한테 낚였다.

다들 초대장을 신청하면서 나름대로 구체적인 블로그 운영 목적을 적었는데, 실상은 '오로지' 광고 수입이 목적이다.

광고만 잔뜩 붙어있고, 포스팅은 온갖 곳에서 퍼나른 것들 투성이에다 글 내용도 앞뒤가 안맞아 엉망이었다.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할 지는 자신의 자유 의사라 하더라도 초대장을 배포한 것에 자괴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블로그가 태어나게 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매스미디어의 독점적 정보 공급에서 벗어나, 개개인이 각자가 가진 지식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

시민들이 일방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참여를 통해 여론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는 것.

그래서 정보의 민주화와 집단 지성을 이뤄나가는 것.

아니,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자신의 소박한 이야기를 포스팅하는 일기장이어도 무방하다.

다만 분명한 건 광고가 일차적인 목적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여느 상업적 인터넷 매체와 다를 게 없다.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다 티스토리로 옮길 때, 티스토리의 여러 장점을 읽은 기억이 난다.

티스토리는 나만의 개성있는 디자인을 꾸밀 수 있고, 네이버에 비해 정책 변화가 적어 안정적이라는 점 등.

하지만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아니라고 믿는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클릭했을 때 첫 인상으로 광고에 대한 찌푸림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말이다.

아직은 블로그 아랫부분에 자리잡고 있는 네이버의 애드포스트도 언제 고개를 내밀고 상석을 차지할 지 모를 일이다.